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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 이야기

0.1%의 변화도 원치 않는다면, 절대 인간관계론을 읽지 마라. Feat_상상스퀘어

by 폴씨의 독서 2024. 2. 2.

0.1%의 변화도 원치 않는다면, 절대 인간관계론을 읽지 마라. Feat_상상스퀘어



진부했다. 솔직히 기대 안 했다고 해야겠다. 왜냐하면 시중에 널린 게 인간관계론이고, 심지어 내 책장에도 다른 출판사의 인간관계론이 꽂혀있었기 때문이다. 읽은 지는 2년 지났고, 내용은 기억나지 않았으나, 남아있는 게 없는걸 보니 그 당시 별로 임팩트가 없었나 보다. 그런데 그 책을 다시 산 이유는 딱 하나, 영어 원서 때문이지 인간관계론에 대한 기대감은 아니었다. 

역시, 별 기대 없이 산 물건에 색다른 의미나 매력이 발견되듯 별 기대 없이 산 인간관계론 책은 나에게 완전히 새로운 책으로 다가왔다. 



"사람을 대할 때는 상대가 논리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들은 감정적이고, 편견으로 가득 차 있으며 자존심과 허영으로 움직이는 존재다." - 인간관계론, 데일카네기, 72page


인간관계론
인간관계론

 

 

인간관계론 : 첫장부터 흥미로운 이야기


일단 첫 장부터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였다. '비난하지 말라.' . 응? 난 비난을 하지 않는데?라고 생각하며 읽어 내려갔으나, 읽고 나서 지난날들의 내 모습, 아니 불과 며칠 전의 내 모습이 떠올라 솔직히 많이 부끄러웠다.

하루는 남편과 아이와 함께 동네 백화점의 철판요리집을 갔다. 식사시간이라 많이 붐비는 상황이었고, 바로 착석할 수 없어 우린 대기를 잠시 해야 했다. 미리 주문하고 대기표를 받는 과정에서 딱딱하게 응대하는 메인 직원으로부터 나는 상당히 '불친절함'을 느꼈다. 나는 그 감정을 느끼자마자 남편에게 '여기 장사는 잘 되는데 직원이 참 불친절하다. 기분이 좀 나쁘네'하고 이야기했다. 그러다 우리 차례가 돼서 호명되었고, 자리를 안내받아 앉게 되었는데, 나는 바로 부끄러워졌고 신랑에게 내가 오해했네, 정말 부끄럽고 미안하다..라고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그 식당의 직원들이 전부 대만 사람이었고 한국말이 서툴러 자연스러운 소통과 감정 교류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과 맥락이 있었던 것인데, 나는 단 한순간의 피상적인 부분만 보고 그 식당과 직원을 '매우 불친절한 사람들이 일하는 곳'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물론 내가 그들을 향해 왜 이렇게 불친절하냐고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듣지 않고 보지 않는 곳에서 그들을 험담하고 비난한 건 사실이었다. 그 상황을 통해 나는 정말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그 어떤 상황이라도 절대 함부로 비난하거나 단정 짓지 말자고. 분명 그들에게 어떤 사정이나 상황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자고 말이다. 


인간관계론 : 비판받지 않으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그런 일이 있고 나서 나도 나 자신을 돌아봤다. 나는 그럼 그 누구에게도 비판이나 비난받지 않을 만큼 친절했었나? 평소에 나름 노력하고 있었고, 만나는 이웃에게 인사하거나 우리 아파트 단지를 지켜주시는 경비 직원분들께 가끔 감사 표시를 하거나 했지만, 나도 나름의 감정의 기복이나 컨디션의 리듬에 따라 할 때가 있고 안 할 때가 있었다. 나조차도 그렇게 완벽하지 않으면서 누군가 그 순간에 하는 행동이나 말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는 행위는 정말 위험하다는 걸 강하게 느끼게 되었다.


사람들을 비난하는 대신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자.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그 편이 비난하는 것보다 훨씬 이롭고 흥미롭다.

비난은 쉽다. 비판도 마찬가지다. 한 번에 단정 짓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왜 그랬을지 깊이 생각해 주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그렇기에 가치가 있다. 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쉽지 않은 일을 통해 성장하고 더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될 것인가? 이미 여기에 대한 답은 충분히 정했다. 



어쩌면 고객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한답시고 나는 비난을 해왔는지도 모르겠다. 늘 식당에 가면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이 삭당의 사장과 직원들이 친절할지 불친절할지. 하지만 그 누구라도 그들만의 상황과 맥락이 있기 때문에 그 순간 잠시 불친절하더라도 그게 절대 그사람의 매일의 행동이 아닐 수 있다. 그런데 나는 늘 식당에서 마주했던 그 순간에 그 직원의 말투나 행동으로 단정지어왔던 것 같다. 그리고 매우 불쾌해 했다. 그런 다음 그 불쾌함을 나의 가족에게 전달했다... 내 가족들은 나와 생각이 전혀 다를 수 있는데 졸지에 나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이 전달되었을 것 같다. 참 미안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반성한다.


이게 책을 읽는 진짜 묘미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제대로 된 책을 만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읽었던 그 책과 지금의 책은 제목과 저자가 동일하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그러나 그 책을 펴낸 사람이 저자와 책에 대한 얼마만큼의 깊이 있는 이해도가 있는지에 따라 책에 담기는 퀄리티와 그걸 흡수할 수 있는 독자의 마인드도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무리 사람이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이 책은 꼭 반드시 반복해 읽으면서 내것으로 만들어야 인생을 살며 실수도 줄이고 손해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앞부분만을 가지고도 배운 것이 이 정도라면 이 책을 끝낼 때는 어떨까? 또, 한 번 읽고 끝낼 게 아니라 두 번 세 번 읽어서 완전히 내 삶에 적용해야겠다. 그럼 진짜 삶이 완전히 바뀔 것 같은 느낌이다. 



변화는 어렵다. 변화는 솔직히 싫다. 그럼에도 변화를 원하고 그 지침이 필요하다면 이 인간관계론(상상스퀘어)를 강력 추천한다. 그러나 변화란 끔찍이도 싫고 여전히 변화를 원치 않는다면 절대 이 책을 보지 말기를 바란다. 삶의 치트키는 정말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질 수 있는 것이니까.



끝.